제목: 가족이라는 이름의 폭력, 어디까지 견뎌야 하나

본문:
뉴스를 보다 보면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가족 간 폭력, 특히 노부모를 대상으로 한 사건은 더욱 안타깝다. 한 50대 남성이 80대 모친에게 잔소리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가했다는 뉴스가 얼마 전 전해졌다. 심지어 술값을 제대로 안 줬다는 게 이유라니, 참 가슴이 무겁다. 이런 사건은 단순한 우발적 폭력이 아니라, 돌봄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이 누적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깊다. 실제로 한 사회복지사가 전한 사례에 따르면, 90대 치매 노모를 홀로 돌보던 60대 아들이 결국 폭력을 휘둘렀는데, 그 아들은 “하루 24시간 돌봄에 지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가족 돌봄은 종종 감당하기 어려운 중압감을 낳고, 그것이 폭력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이런 일이 왜 발생할까. 사회가 점점 개인화되면서 가족 간의 유대감이 약해진 탓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돌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시스템이 부족한 탓이 크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 부양 문제는 더 이상 개인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가족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형국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중 가족에게 돌봄을 받는 비율은 70%에 달하지만, 정부의 공식 돌봄 서비스 이용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많은 가족이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홀로 돌봄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여성 돌봄자의 비율이 80%를 넘어, 돌봄 노동이 성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측면도 있다.
실제로 동아일보의 책 소개에 따르면 청년 세대조차 파산이 예정된 안전망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부양 의무가 있는 세대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노인 학대나 방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법적 처벌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돌봄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할 때인 듯하다. 예를 들어, 일본의 개호보험 제도는 노인 돌봄을 사회화하여 가족 부담을 덜어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도 이와 유사한 장기요양보험을 운영 중이지만, 서비스 질과 접근성에서 여전히 한계가 있다. 또한 돌봄 제공자에 대한 정신 건강 지원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폭력은 결국 돌봄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터져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가정 폭력 사건은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의 결과물이다. 경제적 압박, 정신 건강 문제, 사회적 고립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전문 자문이 필요하다면 형사업무사례 같은 곳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 내 노인보호전문기관이나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필자가 최근 접한 한 사례에서는, 70대 홀어머니를 모시던 40대 아들이 실직 후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어머니에게 욕설과 폭행을 일삼았다. 다행히 이웃의 신고로 개입이 이루어졌고, 아들은 정신과 치료와 함께 경제적 지원을 받아 현재는 회복 중이다. 이처럼 조기 발견과 체계적 지원이 중요하다.
가족 폭력의 그림자는 단순히 육체적 상처에 그치지 않는다. 노인 학대 피해자는 종종 우울증, 불안, 자살 충동을 겪으며, 장기적으로는 신체 건강까지 악화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학대 피해 노인의 사망률은 일반 노인보다 2배 이상 높다. 더욱이 피해자들은 가족이라는 특수 관계 때문에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학대 건수는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노인인권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노인 학대 피해자의 90% 이상이 가해자와 동거하며, 학대를 당해도 “가족이니까 참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이러한 인식의 벽을 깨는 것이 시급하다.
앞으로는 가족 간 폭력이 단순한 가정사로 치부되지 않도록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노인 학대 신고 의무화나 돌봄 지원 확대 같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각 가정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정서적·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 그래야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뉴스가 줄어들지 않을까.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역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돌봄 가족 쉼터’ 프로그램을 경험한 적이 있다. 치매 노모를 돌보던 한 중년 여성은 “매주 두 시간이라도 혼자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런 작은 지원이 폭력의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가족이라는 이름의 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